우산이 없어

지숙

비가 내려와 또 네가 내려와
옛 추억들이 날 따갑게 해
네가 했던 말들이 메마를까봐
일부러 비를 맞고 있어

낮인지 밤인지 분간이 안 돼
온종일 흐린 날씨 탓에
기다려도 올 생각 않는 너 땜에
난 이별을 실감해

늘 너의 어깨의 반이 다 젖도록
내게 기울던 맘의 무게가
이젠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려 자꾸
결국엔 무너지네

자꾸 눈물이 뚝뚝뚝 떨어져 나를 적셔
다신 그칠 것 같지가 않아
내 맘을 툭툭툭 따뜻한 미소로
두드리던 그 때처럼

비가 내려와 또 네가 내려와
옛 추억들이 날 따갑게 할켜
네가 했던 말들이 메마를까봐
일부러 비를 맞고 있어

내게만 빛을 비춰줬던 탓에
정작 넌 시들고 있었나봐
내 구름까지 가져간 너로 인해
티 없이 맑을 수 있었어

이미 오랜 된 네 맘 다 알아도
애써 웃으며 모른 척 했어
난 그냥 네 옆이 좋아 널 보는게 좋아
더는 할 수 없지만

자꾸 눈물이 뚝뚝뚝 떨어져 나를 적셔
다신 그칠 것 같지가 않아
내 맘을 툭툭툭 따뜻한 미소로
두드리던 그 때처럼

우리가 걸었던 그 길을 나 혼자 걸어
지독한 구름 다 걷히고 나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자꾸 눈물이 뚝뚝뚝 떨어져 나를 적셔
다신 그칠 것 같지가 않아
내 맘을 툭툭툭 따뜻한 미소로
두드리던 그 때 그 때

지금 내 곁엔 온통 까만 먹구름뿐이야
내게만 내린 비구름이야
그렇게 매일 매일 매일 날 우산 속에서
안아주던 그 때 그때처럼 또 비가 내려와

비가 내려와 또 네가 내려와
옛 추억들이 날 따갑게 할켜
네가 했던 말들이 메마를까봐
일부러 비를 맞고 있어

내겐 우산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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