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각

산울림




창가에 기댄 너의 머리위에
어제처럼 뽀얀 햇살
아무 말없이 고개숙인 모습에서
이별이라 알지 못했네
촉촉히 젖은 너의 그 눈동자
힘없이 잡은 찻잔 위로
나직히 스치는 안녕이란 그말에도
이별인걸 알지 못했네
우산도 없이 빗속을 걸어
희미한 가로등과 불빛 흐르는
거리로 사라질때도
나는 아직 알지 못했네
유난히도 길었던 하루
먼 여행에서 돌아온 것처럼
쉬고 싶을뿐―
밤이 되면 습관처럼 떠오르는 얼굴
그 때도 견딜 수 있다면
빈자리마다 앉은 그댈 보며
그때도 견딜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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