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Letter Theme

김형석
앨범 : 원태연의 Love Letter



그사람 내가 갖기에 너무 귀하고
아까운 사람이었습니다.
너무나 귀하게 느껴져 만날수록
나를 두렵게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생각해보면 한참이 지나버린 일인데도
지금까지 잊지도 그리워도 못하여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가끔 오늘처럼 많이 마시게 되는 날이면
찾아가 봐야지, 가다 죽어도 좋을만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 죽지 않을만큼만 마시고
내 정신 떠나 찾아가 봐야지 하다가도
그 사람위해 참아집니다.
내정신이 아니더라도 참아집니다.

나는 그사람 언제 한번 꽉 안아보지도 못했습니다. 꽉 안으면 부서져 버릴까봐,
부서져 날아가 버릴까봐,
조심조심 감싸안으면 힘 한번 마음만큼
줘보지 못했습니다. 너무 귀해서,
아무리 생각하도 내가 주인이 아닌 것 같아서
내가 그랬습니다.
그사람 입술 깨물며 알아듣기도 힘든 발음으로
무언가 말하려 할 때 내가 그랬습니다.

버릴땐, 꼭 버리야 할땐 과감해지라고,
너를 위해 아무것도 못 해주는 놈 한번 잡아볼,
맞서 싸워볼 능력도 없는 놈 때문에
네 마음 너무 고생 시키는거 아니라고,
그런 놈 때문에 이렇게 입술까지 깨물며
가슴칠 필요없는 거라고.

그래 놓고 이럽니다. 말은 그렇게 해놓고 내맘 하나 몇 년째 추스르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쯤 아마 아이를 낳을 때가 지난 것도 같습니다. 한때 서로를 위해 죽어도 줄수 있던 사람들이
같이 하늘아래 살면서 소식조차 전해들을 수 없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얼핏 생각해보면
예쁜 아이 한명쯤 생각때도 됐지 싶습니다.

이제 누군가와 아침에 눈을 뜨는 일에도
익숙해져 있을거고,
지난 세월의 흔적 어느 정도 잊혀져
그 나름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을겁니다.
아이를 낳았다면 딸이었으면 좋겠는데
절대로 내가 바래 볼일이 아니라
무척이나 쓰려오기는 하지만
그사람 꼭 닮은 딸 하나만
낳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그사람의 표정,눈빛,냄새,성격,
꼭 빼다 받은 사랑스런 여자아이,
그 재롱 단 십분이라도
내 무릎위에서 지켜봤으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해도
소원이 없겠지만, 내가 지금 죽어도
일어나 줄 것 같지 않은 일은 사람과의
그일이 있은후에 두 번 다시 바라는 습관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만 마시고 슬슬
일어나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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