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을 뒤적이다 멍하니
하늘을 보면
달빛조차 들지 않는 길 헤맨 듯
허무한 사연만이
세월아 사는 게 무엇이길래
이 목숨 버리지 못할까
얼룩진 이 눈물이 가슴 깊이
베여도 아파할 하루가 없구나
지난 시간을 되뇌이다 말없이
고개 숙이면
덩그러니 남겨진 슬픔 해진 듯
서글픈 순간만이
세월아 사는 게 무엇이길래
이 삶을 버리지 못할까
지친 어둠 밝혀줄 작은
불빛마저도 머무를 하루가
없구나
굽이굽이 돌고 돌아 거센
바람 몰아쳐도 힘겨운 걸음
한숨조차 쉴 수 없어
메마른 이내 가슴 떨쳐내지
못했던 아픈 이 세상에
세월아 사는 게 무엇이길래
이 하늘 버리지 못할까
지난 날 그리워도 돌아갈 수
없는 길 하루도 찾을 수 없구나
쉬어갈 하루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