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의심한 적 없던
마음인데 차가워진다
우린 어떤 끈이 풀려버려서 멀어지나
어쩜 우린 시간에게 겸연쩍어서
그게 미안해서
이 손을 못 놓고 있는 거야
기억해 한낮의 소나기처럼
나에게 왔던 널
또 그 날의 내 몸의 모든 곳의 온도를
그 모든 게 다 고스란히
이렇게 떠오르는데
우린 발끝만 보고 있어
아무리 눈부셨던 날이었다 해도
밤은 늘 온다
우린 어떤 맘을
어디 쯤에서 흘린 건지
그럼에도 모든 것이 충분했음을
아름다웠음을
인정할 수 밖엔 없는 거야
기억해 한낮의 소나기처럼
나에게 왔던 널
또 그 날의 내 몸의
모든 곳의 온도를
그 모든 게 다 고스란히
이렇게 떠오르는데
우린 발끝만 보고 있어
다 고스란히 거기 있는데
잊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린 멀어져 간다